드디어 저번주 목요일 레미케이드 1차를 맞았다. 잠깐 지나가고 말 것이라고 느꼈던 항문통증은 작년 2월부터 날 계속해서 괴롭혔다. 이런 항문통증이 레미케이드 1차 맞고 바로 다음날부터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놀랍게도 치루 수술한 부위가 4개월가까이 아물지 않고 농이 계속 나왔는데 레미케이드 1차 맞고 난 뒤부터 농도 거의 안나오는 상태이고 통증 또한 거의 사라진 상태다. ????????????? 지옥같은 항문통증의 끝은 어디일까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을 걷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 터널은 단 하루의 꿈처럼 눈 떴더니 사라졌다. 정말 정말 간절히 바랬던 소원이었는데 이렇게 쉽게 이뤄지니 허망함이 내 배를 채웠다. 너무나도 좋지만 소름 끼치는 부분들이 ..
죄와 벌의 주인공인 라스콜니코프는 전당포 노파와 전당포 노파의 동생인 라자베타를 살해한다. 살해의 동기는 라스콜니코프가 가진 다소 이해하기 힘든 사상으로 '비범한 사람'에게는 미래를 향한 선을 위해 악한 행동이 용납된다는 것이었다. 라스콜니코프의 시선에 전당포 노파는 그저 많은 돈을 가진채 가난한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는 '이'와 같은 존재로 살아있을 가치가 없는 악한 존재이기 때문에 라스콜니코프는 자신의 살인이 미래를 위한 어쩌면 당연히 해야 할 정당한 행동이라고 자부한다. 라스콜니코프는 살인을 저지르고 난 뒤 운 좋게 범행현장을 잘 빠져나왔지만 '살인'이라는 죄에 응당한 '벌'을 받게 된다. 꿈에 전당포 노파가 비웃는 모습으로 자신을 조롱하는 악몽을 꾸고 주위에서 라스콜니코프가 벌인 살인 사건에 대한 ..
날카로운 면도칼의 날을 넘어서기는 어렵나니. 그러므로 현자가 이르노니, 구원으로 가는 길 역시 어려우니라. 날카로운 면도칼의 날을 넘어 설만큼 굉장히 어려운 마치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면도날의 등장인물 중 래리는 그것과 마주하게 된다. 마치 칼로 된 거대한 절벽을 마주 보며 이 절벽을 넘어야 한다는 사념에 휩싸인 채 그는 알 수 없는 무언가에 도전한다. 그런 모습들은 일반적인 궤도에서 벗어나 남들에겐 이해하기 힘든 모습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런 시선 따위는 상관없다. 래리에게는 오직 그 산을 넘어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래리는 많은 것에 도전을 하며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나간다. 여러 곳을 여행해 보고 광산에서 고된 일도 해보며 미친 듯이 공부도 해봤다. 결국 래리는 문제에 대한..
저번주 화요일에 대장내시경을 했다. 지루하기 그지없는 대장내시경 준비과정이 싫긴 하지만 안한지 5년이 다되어가는 상황이라 내 몸의 상태가 걱정이 돼 내심 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 있었기도 하고 마침 나의 몸상태가 점점 안좋아져 이제는 못 버티겠다고 말씀드리니 2개월 뒤에 대장내시경을 하자고 하셨고 결국 그날이 저번주 화요일이었다. 작년 2월부터 항문통증으로 안그래도 고행길인 인생에 어둠이 서렸고 올해 1월에는 치루가 재발하여 2월에 수술하고 항문 주변에 피가 묻어서 헐어있는 상태였기에 매일 진통제 하나를 먹지 않으면 무언가를 하기 힘든 몸 상태였다. 아무래도 항문 쪽이 안좋다보니 대장내시경 하기 전에 하는 과정이 두려웠으나 언제나 그랬듯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뎌내야 하기 때문에 그저 하나의 힘든 날로 남았..
주인공인 케어리 필립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며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고 가부장적인 백부와 자상한 백모 손에 자라게 된다. 사제인 백부는 어린나이인 필립에게 종교적인 부분들과 교육을 강제한다. 또 다른 누군가의 고유한 삶이 아닌 부모님의 꼭두각시 마냥 제2의 인생처럼 겪어왔던 경험에 의해 정해진 이정표를 따라가야만 한다. (초등학생인 나의 꿈이 공무원이었던 게 생각난다.) 이러한 부분들이 지금의 2023년에도 진행 중이며 어쩌면 인간의 본질을 담은 영속적인 부분일 수도 있다. 필자에게는 이러한 부분들이 인간으로서 겪게 되는 하나의 굴레들이라고 생각한다. 백부나 주변의 사람들은 대학에 가는 걸 권유하지만 그런 것들을 뿌리친 체 케어리 필립은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자신이 좋아하는 미술에도 도전해보고 백부..
작년 2월부터 시작된 치열부터 올해 1월에는 치루가 다시 재발했다. 8년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다행히 그때만큼의 고통은 아니었지만 치루 특성상 수술을 해야한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문제는 1월 말쯤에 친구들과 일본여행을 가기로 미리 약속된 상태였고 모든 예약을 마무리한 상태에서 치루가 생기니 내 뇌에는 사념으로 가득찬 상태가 되었다. 혹시라도 못가게 되면 어떡하지? 1월달에는 걱정과 비관적인 생각으로 인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너무나도 피폐한 삶을 살았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모든 걸 내려놓았다. 사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정신적인 고통이 이미 내 몸을 마비시킨 상태였다. 다행히 어찌저찌 여행을 갔다오고 나서 2월에 아산병원에 외래로 가서 담당 소화기내과 교수님에게 몸상태가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