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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

[7] 치루

안톨리니 2023. 3. 3. 08:02

작년 2월부터 시작된 치열부터

올해 1월에는 치루가 다시 재발했다.

 

8년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다행히 그때만큼의 고통은 아니었지만

치루 특성상 수술을 해야한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문제는 1월 말쯤에 친구들과 일본여행을 가기로 미리 약속된 상태였고

모든 예약을 마무리한 상태에서 치루가 생기니

내 뇌에는 사념으로 가득찬 상태가 되었다.

 

혹시라도 못가게 되면 어떡하지?

1월달에는 걱정과 비관적인 생각으로 인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너무나도 피폐한 삶을 살았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모든 걸 내려놓았다.

 

사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정신적인 고통이 이미 내 몸을 마비시킨 상태였다.

 

다행히 어찌저찌 여행을 갔다오고 나서 2월에 아산병원에 외래로 가서

담당 소화기내과 교수님에게 몸상태가 좋지 않다고 말씀드렸다.

 

크론병으로 인해 치열과 치루 그리고 잦은 설사로 인해

항문이 헐은 상태로 피가 묻어있는 상태였다.

 

이젠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한 상태였다.

1년동안 항문이 아팠다 보니

이제는 정말 낫고싶었다.

정상적인 삶을 꿈꿨다.

 

그렇게 아산병원에서는 4월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예약했고

치루는 지방에 사는 나에겐 아산병원이 너무나도 멀기에 지방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수술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이번주 화요일날 수술을 마쳤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어제 퇴원하고 상쾌한 아침을 맞이한 상태다.

 

한 고비 넘긴거 같은 느낌이 든다.

이번 고비를 넘기면서 많은걸 배웠다.

 

나는 내 몸을 나 자신이 악화시켰다.

정신적인 고통은 더 큰 육체적인 고통으로 이어지는거 같다.

 

쓰잘때기없는 사념은 걱정을 만들어내고

걱정은 날 폐인으로 만들었다.

데일 카네기 선생님의 말씀이 맞았다.

 

이젠 알았다.

내가 어떤 상태이든 간에 개발, 주식, 책, 따뜻한 주변사람이 있기에

그저 뒤 돌아보지 말고 현재의 삶을 영위하며 최선을 다해야한다는걸

 

어떠한 고통이 내 눈앞에 있던

두렵지 않은 상태가 되었다.

 

맞서 싸울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있기에

날 사랑하고 아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언제나 승리할 자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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