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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달과 6펜스'라는 모호한 제목을 보고 호기심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당시에는 6펜스라는 게 뭔지 몰라서 그랬을까 싶지만
만약 그 6펜스라는걸 알았다 할지라도 이 책과의 초면에 느꼈던 인상이 크게 다르진 않았을 거 같다.
※ 펜스는 이 책이 나올 당시 영국에서 가장 낮은 화폐단위였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로 치면 10원짜리 동전같은 존재
"인생은 하고싶은 걸 하며 행복하게 살자! 다만 본인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라는 개인적인 인생철학을 가진 필자에게도 찰스 스트릭랜드의 모습은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
굉장히 자유를 중시하는 나의 시선에도 찰스 스트릭랜드의 행동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책임감에 의해서일까?
찰스 스트릭랜드는 평탄한 삶을 벗어나 갑자기 뜬금없이 그림을 그린다고 와이프와 자기 자식들도
뒤로하고 떠나버린다.
그림을 그리는 것과 자신의 가족들을 뒤로하고 떠나버리는 게 무슨 상관관계가 있나 싶지만
찰스 스트릭랜드는 그림과는 별개로 속세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정말로 혐오하지 않았나 싶다.
그러한 혐오로 인한 찰스 스트릭랜드의 행동은 나에게 어느 정도 거리감을 주었다.
찰스 스트릭랜드에게 매일 포장도로를 걷는 삶은 6펜스같이 우리가 손에 쉽게 쥘 수 있는
굉장히 저렴하고 가치 없는 모습으로 보였나 보다.
그러한 삶을 벗어나 하늘에 떠있는 달처럼 손에 쥘 수는 없지만 멀리 떠다니는 우리의
이상같이 자신에게 있어선 아름다운 삶을 택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찰스 스트릭랜드의 태도는 너무나도 매정하게 보였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방황하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을까?
필자의 시선에도 어느 정도는 방황하는 사람처럼 느꼈지만
찰스 스트릭랜드는 속세에서 벗어나 달과 같은 이상의 삶을 걸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나 또한 속세의 삶을 싫어하고 진심으로 나와는 거리가 먼 곳이라 생각하지만
찰스 스트릭랜드를 이방인처럼 느낀 나도 속세와는 거리가 꽤 멀지 않은 거 같다.
조금 극단적인 부분이 있지만 찰스 스트릭랜드의 정신만큼은
오직 자기 자신만이 범접할 수 있는 곳처럼 아직 나와는 멀어 보였지만
멀리서 보아도 아름다운 건 변함없었다.
나도 그 아름다움에 근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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