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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기벤라트는 수레바퀴에 깔려 죽었다.
어렸을 때부터 본인의 의지가 아닌 타인의 시선들과 아버지의 기대로 인해 한스 기벤라트는 그들이 만든 수레바퀴 속에 삶을 살아야 했다.
그 수레바퀴가 너무나도 무서웠던 것은 인생의 방향만 정해진 것이 아닌 수레바퀴를 만든 사람들의 시선까지 담겨있다.
공부를 잘하고 뛰어난 사람이면 성공한 사람이지만 공장에서 일하며 육체적인 일을 하는 사람을 하찮게 보는 남들에게 조금이라도 뒤쳐지면실패한 사람처럼 바라보는 그 당시의 사회를 보는 시선이 담겨있다.
정말 놀라운 점은 <수레바퀴 아래서> 책이 출간된 지 100년도 넘은 지금 또한 우리사회의 시선은 딱히 변한 게 없다.
한스 기벤라트는 당시 천재적인 친구들을 모아둔 신학교에 진학하고 그곳에서 하일러라는 친구를 사귀게 된다.
하일러는 당시 신학교에 있는 대부분의 학생들과는 다른 태도를 가진 사람이었다.
남들은 사회가 만들어낸 수레바퀴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었지만 하일러만큼은 사회가 만든 수레바퀴를 거부하고 본인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줬지 않았나 싶다.
물론 남들에게 그 모습은 그저 방황처럼 보였지만 필자에겐 누구나 자유 속에 삶을 살아야 하며 자연스럽게 방황을 가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방황은 나쁜 게 아니다. 자신만의 수레바퀴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한스 기벤라트가 신학교에 진학해 적응하지 못한 게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친구 하일러의 영향을 받아서 라고 생각한다.
결국 한스 기벤라트는 다시 자기 고향에 돌아와 기계공쪽 일을 하게 된다.
과거 신학교에 진학하기 전에는 기계공 같은 일을 하찮은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결국은 본인이 그런 하찮은 일을 하게 되었다.
필자가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하찮은 시선은 한스 기벤라트의 시선이 아닌 사회의 시선이고 그저 물들여졌을 뿐이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기벤라트는 행복했던 과거의 회상에 취한다.
하지만 이내 본인이 다시 어렸을 때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어렸을 때만의 삶이 있다. 마치 그때만 즐길 수 있는 삶처럼 인생에서 고유한 부분이다.
하지만 한스 기벤라트는 그런 고유한 부분을 포기했고 다시 얻어보려고 하지만 어렸을 때의 세월은 이미 지나갔기 때문에
그 당시에 행복했던 한스 기벤라트로는 돌아갈 수 없다.
어쩌면 그 당시의 한스 기벤라트는 남들이 만든 수레바퀴 속에서 삶을 살고 있지 않은 자유로운 상태였다.
줄기를 잘라낸 나무는 뿌리 근처에서 다시 새로운 싹이움터 나온다. 이처럼 왕성한 시기에 병들어 상처입은 영혼또한 꿈으로 가득 찬 봄날 같은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기도 한다. 마치 거기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내어 끊어진 생명의 끈을 다시금 이을 수 있기라도 한 듯이. 뿌리에서 움튼 새싹은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나지만, 그것은 단지 겉으로 보여지는 생명에 불과할 뿐, 결코 다시 나무가 되지는 않는다. 한스 기벤라트도 그랬다.
기계공 일을 하며 한스는 어느 날 친구가 첫 월급을 받은 기념으로 회식을 하게 된다.
회식으로 여기저기 들려서 맥주를 마시고 여자를 탐하는 동료를 보는 한스의 시선은 그것들이 천한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스는 동료들과 맥주를 마시며 마음속으로는 이게 아니라는 걸 알았지만 행복한 표정은 감추지 못했다.
회식이 끝나고 한스는 술에 취해 강물에 빠지게 되고 책에서는 자살인지는 정확히 나오지 않지만
결국 한스는 사회가 만들어낸 수레바퀴에 깔려 죽게 된 셈이다.
안타까운 한스 기벤라트는 물들여진 자신의 철학을 새롭게 만들어내고 자신만의 철학으로 칠할 수 있게 도와줄 사람이 존재하지 않았다.
우리는 현재에서도 이런 사회가 만들어낸 수레바퀴 속에서 삶을 살게 된다.
어릴때부터 사교육에 미쳐있고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하며 어쩔 수 없이 대학에 진학해
결국은 직장에 들어가 월급을 받아가며 진정한 행복을 찾지 못하고 늦은 나이에 방황하거나 사회에 고개를 숙인 채 그저 삶을 살아간다.
자신만의 인생철학이 아닌 부모님의 바람과 사회가 만들어낸 시선이라는 페인트가 깨끗하고도 순수한 아이들의 철학을 물들게 한다.
남들이 만들어낸 수레바퀴의 삶을 사는 게 아닌 본인이 만들어낸 수레바퀴 속에서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가야 한다.
자신의 인생은 그 누구도 책임져 주지 못한다. 오직 본인만이 책임질 수 있다.
인생에서 공부는 국어, 과학, 사회, 영어, 수학만 존재하는 게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도 다 하나의 공부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더 큰 가치를 담고 있고 본인이 그것을 했을때 행복하다면 그것만큼 좋은것이 있을까?
자신의 철학이 담긴 수레바퀴를 만들어가며 행복하게 살자
자기가 얼마나 가졌든 간에 지금 당장 행복하고 앞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성공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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